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박인희의 얼굴이란 시가 생각나서 적어본다.
<얼굴>
우리모두 잊혀진 얼굴들 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길을 걷고 살면 뭘하나
꽃이 내가아니듯 내가 꽃이 될수 없는 지금.
물빛 눈매를 닮은 한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뭘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 밤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른다.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한마디....
먼지나는 골목을 돌아서다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 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다 떨어진 별 이야기도 아닌
우리모두 잊혀진 얼굴들 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