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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옆에서
수기언니
2012. 10. 5. 15:17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리도 울었나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울 조합장님께서 손수 키우신 국화꽃을 객장에 가져다 놓으니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듯....
유난히 가을을 타는 나는
거의 한달이상을 우울모드로 지낸다.
길가에 만발한 코스모스를 보면서도
황금빛 들판을 달리면서도
맑고 푸른 가을하늘이랑
온 천지에 가득한 만추를 대하면서도
아무 감정도 없이....
퇴근시간이 되어 책상서랍을 닫으며
오늘도 하루가 갔구나.. 언닌 이 세상에 없는데.....
모든것이 언니와 연관지어지곤 한다.
눈뜨고 일어나 우릴 보며 활짝 웃어줄것만 같았던
입관전 언니의 마지막 모습이 자꾸 생각나고
시간이 갈수록 그 모습은 더욱 또렷해지는데.....
슬픔도 친구되고
한숨도 친구되어
이 가을. 난...심하게 가을을 앓을 것이다.
국화옆에서....